본문 바로가기
여행

스페인 시장투어 가이드 (보케리아, 산미겔, 트리아나)

by 열매0327 2025. 4. 16.

스페인을 진짜로 체험하고 싶다면, 박물관도 건축물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가봐야 할 곳은 바로 '시장(Mercado)'입니다. 시장은 그 지역의 식문화, 사람들의 일상, 지역경제까지 집약된 공간입니다. 특히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전통 시장이 있으며, 이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음식 여행과 문화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 마드리드의 산미겔 시장, 세비야의 트리아나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의 역사, 추천 음식, 여행자 팁을 모두 담은 깊이 있는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스페인 시장투어 가이드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La Boqueria)

바르셀로나의 상징과도 같은 보케리아 시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 명소입니다. 정식 명칭은 Mercat de Sant Josep de la Boqueria이며, 람블라스 거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관광 동선에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보케리아는 13세기 초 길거리에서 고기를 팔던 정육 상인들로부터 시작되었으며, 19세기 말 유리 돔과 철제 지붕이 설치되면서 현대적인 시장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약 300개 이상의 부스가 있으며, 과일, 채소, 생선, 육류, 유제품, 견과류, 초콜릿 등 스페인의 모든 식재료와 음식이 집결해 있습니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하몽 이베리코: 숙성된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제공. 가격대는 €3~5(시식), 포장된 상품은 €15~50.
  • 생과일 주스와 컵과일: 알록달록한 과일이 눈을 사로잡고, 가격은 €1~2.
  • 해산물 튀김: 오징어, 새우 등을 즉석에서 튀겨줌.
  • 스페인식 오믈렛(토르티야) 또는 감바스(새우 요리)

여행자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곳은 Pinotxo BarEl Quim de la Boqueria입니다. 두 곳 모두 시장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바르셀로나 로컬들이 애정하는 명소입니다.

📌 여행자 팁

  • 오전 9~11시 방문이 가장 쾌적
  • 점심 시간(12~14시)은 매우 혼잡
  • 카드 불가 부스도 있으니 €10~20 소액 현금 준비
  • "No photo" 표지판 있는 곳은 촬영 삼가

마드리드: 산미겔 시장 (Mercado de San Miguel)

산미겔 시장은 마드리드의 대표 푸드마켓으로, 다른 시장들과 달리 ‘전통 시장’보다는 고급 음식 푸드코트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1916년에 개장한 이후 오랜 시간 마드리드 시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다, 2009년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전 세계 미식가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했습니다.

산미겔 시장은 스페인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습니다. 예:

  • 갈리시아 지방의 문어요리
  • 바스크 지방의 핀초스
  • 안달루시아의 튀김 해산물과 샤리 와인
  • 카탈루냐식 디저트와 치즈

전체 약 30~40개의 부스가 있으며, 핀초스, 크로켓, 트러플 요리, 스페인 맥주, 고급 하몽, 베르무트, 스위츠류 등 미쉐린 스타 셰프의 요리도 테이스팅 사이즈로 즐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시장 분위기는 고급스럽고 현대적이며, 야간까지 영업하는 부스가 많아 늦은 저녁 시간에도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 추천 부스

  • Arzábal Group: 고급 식재료와 스페인 정통 요리의 캐주얼 버전
  • El Señor Martín: 해산물 전문 부스, 굴과 새우가 인기
  • Mojama: 말린 참치와 와인을 함께 즐기는 코너

📌 여행자 팁

  • 카드 결제 필수인 부스가 많음
  • 점심보다는 저녁 방문이 더 아름다운 분위기
  • 테이블은 적고, 대부분 서서 먹는 형식

세비야: 트리아나 시장 (Mercado de Triana)

세비야의 트리아나 지역은 강 건너 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과거부터 플라멩코, 도자기, 민속문화가 발달한 ‘로컬 감성’의 중심지입니다.

이곳에 자리 잡은 트리아나 시장은 다른 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과거 아랍 성벽이 있던 곳에 세워졌고, 현재도 일부 벽면에 고대 유적이 남아 있어 시장과 역사 유적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트리아나 시장은 세련되진 않았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정직한 가격, 그리고 세비야 로컬들이 실제로 장을 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여행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시장 내에서는 생선, 육류, 치즈, 견과류, 허브, 올리브오일, 도자기 공예품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며, 일부 부스는 가정식 요리를 제공하는 작은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됩니다.

📌 추천 코너

  • Bar El Faro: 생선튀김과 오징어 요리로 유명한 현지 바
  • Flor de Azahar: 민트티, 스페인식 디저트와 커피 제공
  • La Cocina Tradicional: 전통 코시도(스튜), 쌀요리 제공

시장 한쪽에는 소형 플라멩코 극장도 함께 있어,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으며, 도자기 기념품 구매도 가능합니다.

📌 여행자 팁

  • 오전 9~11시 방문이 가장 한가하고 좋음
  • 오후 2~3시 이후 대부분 부스가 문을 닫음
  • 영어가 잘 통하지 않지만 손짓과 웃음으로 해결 가능

결론: 스페인의 시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지역의 정체성, 사람들의 일상, 요리의 역사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보케리아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색과 향을, 산미겔에서는 세련된 미식 경험을, 트리아나에서는 진짜 스페인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페인을 여행 중이라면 단 한 끼라도 이 시장들에서 보내보세요. 그 순간이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하게 되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